오후가 되면서 비가 굵어지고 있었다. 태안3지구 개발이 중단된지 20여년 길가에 펜스로 둘러쳐진 빗길을 헤치고 화성 용주사에 도착했다.

용주사와 경기문화연대가 함께 만든 제사는 형,동생하는 수원 염태영시장과 채인석화성시장이 참석했다. 도지사는 오기로 했었지만 불참했다.

본당에 차려진 으리으리한 제사상 좌우로 스님들과 국악인들이 앉고 댓돌아래 천막아래 손님들이 앉았다.

국보 용주사 범종을 울려 혼을 부르고 음식과 꽃, 차를 올리는 보살들이 비를 맞으며 마당아래서 본당까지걸어 올라간다.

개식사에서 정효 주지스님은 "정조께서 아버지를 그려 이곳 화산으로옮겨 모신 후에 애끓는 마음을 이곳 용주사에 담았으나 자칫 개발에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태안지구 개발에 얽힌 입장을 밝혔다.

몇일전 경기도와 토지주택공사는 용주사가 이지역을 효문화테마공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주장에 도저히 따라갈수 없겠다는 통보를 한 터였다.

행사는 방문객들의 조문으로 이어지고 정조의뜻으로 만들어진 [부모은중경]을 낭독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비가 오는데도 기온은 높았다. 빗물에 뜨거운 조명등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를 기리는 정조의 효심이 한양에서 예까지 오는 행차를 문화유산으로 만들었다. 과천, 수원을 지나 이곳 화성 화산동까지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빗줄기는 좀체로 잦아들지 않는다.

나같은 사람도 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Posted by 이벤트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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