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를 아주 좋아한다. 여의도 불꽃축제는 빠지지 않고 다녔고 지역축제에서도 불꽃놀이를 한다면 기를 쓰고 찾아간다. 공연전에 스윽 둘러보면 몇 발정도 터뜨릴 건지, 몇 분 동안이나 할지 아는 정도가 됐다. 그리고 바람의 방향과 발사대의 위치를 감안해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는다. 한강에서 하는 축제는 멀리서 봐야 멋있고 안양중앙공원에서 하는 경우라면 바로 아래서 올려다 보면 아주 환상적이다. 부산에서도 한다길래 일부러 출장 일정을 잡으려 하기도 했다. 어려서 남산에서 광복절 기념으로 쏘아 올린 불꽃을 보던 기억이 남아선지 불꽃놀이라면 꼭 가는 편이다. 내가 기획하는 행사에는 일부러 내 돈을 보태가면서도 즐긴다. 가슴 시원하게 펑 펑 터지는 그 소리도 좋다.

하지만 불꽃놀이를 하는 날이면 시청 전화통은 불이 난다. 지금은 시청 홈페이지에 즉각 욕이 올라온다. "애가 놀라서 경기를 한다""돈이 남아 도느냐. 그 돈으로 경기 살리는 일에 써라"는 식의 항의가 대부분이다. 같은 일을 놓고 나는 좋아서 어쩔줄 모르고 한쪽에서는 분통을 터뜨린다. 그 다른 시각의 차이를 줄이기가 어렵다.

과천에서 차없는 거리를 하면서 길을 막고는 퓨전타악 공연단의 공연을 열었다. 동네 꼬마들이 좋다고 따라 다니며 박수를 친다. 아는 어르신이 등을 툭 치신다. "이런건 기사로 안쓰나? 저렇게 두들겨 대는 걸 하고 있으면 애들이 뭘보고 배우겠어? 정신이 있는거야?"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같은 공연을 놓고 이렇게 시각이 다르다. 어느 장단에 춤추랴?

Posted by 이벤트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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