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컬럼 /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된 성공한 축제들

유진규라는 마임하는 사람이 춘천에 가서 작게 마임축제를 시작했다. 해가 거듭되면서 춘천시가 나섰고 강원도가 합세하면서 춘천마임축제는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했다. 마임전용극장이 들어섰고 축제장 인근의 지형을 바꿔 놓았으며 축제 기간이면 특별 기차가 운행된다. 춘천은 아에 이를 계기로 애니메이션의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섰다.

조경환 이라는 공연기획가가 있다. 과천에서 마당극축제를 할때 일을 하다가 과천시가 마당극 축제를 한마당축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성격을 바꾸자 고민하다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평소에 그리던 거리극을 전문으로 하는 축제를 기획한다. 첫해에는 2천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시작한 안산거리극축제는 올해가 4회째다. 지난해 이미 경기도대표축제 10선에 들었다. 과천한마당축제가 9억이 넘는 예산을 들여가며 돈으로 치르는 축제라는 빈축을 사는 것에 비하면 안산거리극축제는 프린지(주최측은 공연장만 제공해주고 극단이 자비를 들여서 출품해야 하는 공연)만도 국내외에서 36개 팀이 공연에 나선다.

송승환의 난타는 그가 10년이 넘게 꿈꾸고 고쳐가고 다듬어 가면서 만들어낸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이다. 유럽의 스텀프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난타 전용극장을 만들고 상설공연장까지 만들어 냈으니 성공한 케이스다.

안양이나 군포는 지역축제를 키우기 위해서 아예 재단을 만들거나 위원회를 만들어서 추진한다. 청중동원에는 성공하기 쉽게 기획하기 마련이다. 수원의 화성행궁에서 열리는 정조대왕 관련 축제들은 관공서 추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런 경우에는 기획과 실행 단계에서의 다수의 참여라는 의미는 갖겠으나 독특한 개성을 보기 어렵다.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된 축제가 더 소중하다. 지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그 결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해하고 돌아설 줄 아는 공연계의 영웅들. 나는 그런 기획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Posted by 이벤트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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