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여는 컨퍼런스에서 사람을 모으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 연관이 없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들의 연수같은 컨퍼런스라면 연수교육 이수증을 받기 위해 도망가는 사람없이 붙잡아 둘수 있다. 특이한 신기술을 발표하는 경우라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 넘는 참가비를 내고라도 참가한다. 이도 저도 아닌 컨퍼런스에서 사람을 끌어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11월 코엑스에서 컨퍼런스를 연 정부 당국자는 "1천여명의 참가자를 불러내기 위해서 호텔에서 고급으로 제공되는 식사를 내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부서에서 전에는 2,3만원이 드는 가방같은 고급 기념품을 주었으나 올해부터는 3만원 정도의 식사를 제공한다고 사전에 홍보하자사전등록이 8백여명이 달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주최하는 신기술, 산업동향컨퍼런스는 대부분이 무료진행이다. 그런 경우에도 비싼 밥으로라도 집객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여는 신제품 소개 컨퍼런스의 경우 고가의 장비 소개의 경우에는 고급 케이터링 회사를 동원해서 식음료를 제공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의 경우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5만원 이상의 참가비를 받아서는 3만원 이상을 식사비로 지출한다. 제돈내고 밥을 먹는 것이다. 기획부서에서 특별 찬조를 받아서 경비를 충당하지 않고는 적자가 뻔하다.

참가자가 많은 경우 식사 제공방식에도 기획력이 필요하다. 11월 26일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브랜드컨퍼런스에서 식사시간이 다가오자 주위에서 소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이 많은 사람들 밥은 어쩌려는 거지? 이동할 식당도 없는데...." 강의가 이어지는 방식이라 테이블이 작고 음식을 내오기 위해 대기하는 호텔 서브도 많아 보이지 않았다. 참가자가 5백여명이 넘는데....은근히 궁금해졌다.

주최측이 해결한 방법은 도시락이다. 한판에 전부 담겨있는 방식이니 서브가 신속하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실망하는 소리가 들린다 싶었는데 받아보니 나름대로 정성이 담긴 일식도시락이다. 회와, 연어구이, 장어구이, 우메보시 같은 절임류까지 아기자기하고 다양하게 담아냈다. 30여분이 안걸리는 시간안에 식탁이 다시 책상으로 바뀔 수 있었다.

밥은 줘야하고 소홀히 할수는 없는 컨퍼런스 식사를 해결한 재치있는 대응이었다.





Posted by 이벤트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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