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통레몬축제를 여는 망통에서는 축제에서 쓰일 레몬을 수입해와야 한단다. 우리 같으면 욕을 먹을 일이지만 망통에서는 레몬을 파는 축제가 아니라 레몬을 이용해서 즐기는 축제로 이미지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

 

레몬은 재료일 뿐 주제는 동화다.

크기가 8미터에 이르는 디즈니 동화캐릭터들을 레몬으로 만든다.

 

프랑스 지중해 연안도시 ‘망통 레몬축제

망통(Menton)은 프랑스 니스에서 동쪽으로 28km 거리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작은 해안도시이다. 망통은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북쪽으로부터 부는 찬바람을 막아주고, 앞쪽은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망통은 이러한 자연적 조건으로 인해 예로부터 달콤한 오렌지와 강렬한 신맛을 내는 레몬의 산지로 유명하다.
매년 2월 하순이 되면 아름다운 지중해 연안의 작은 도시 망통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2006년도 제73회 축제는 2월10일부터 2월26일까지 열렸다. 망통 레몬축제는 지중해 연안에서는 니스 카니발 다음으로 큰 축제이고, 레몬축제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축제에 속한다.

오렌지와 레몬으로 초대형 조형물 제작
망통 레몬축제(la F^ete du Citron)는 레몬과 오렌지만으로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축제이다. 퍼레이드 행렬은 기본적으로 카니발의 전통에서 왔지만, 망통 레몬 축제만의 독특한 점은 오렌지와 레몬만을 이용하여 대형 전시 구조물을 만들고 퍼레이드 행렬을 벌인다는 점이다.
축제가 계속되는 17일 동안 시 중심에 있는 비오베정원(Les jardin Biov`

es)에서는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10여 개의 거대한 조형물이 매년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낸다. 망통 레몬축제가 성공을 거두고 유명하게 된 데에는 우선 일반적인 농산물 축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하고 재미있는 주제를 선택하는데 그 비결이 있다. 그 주제들은 추상적인 내용이 아니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동화들을 주제로 설정하고 이를 시각화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에컨대 2000년도 망통 레몬축제에서는 주제가 ‘라퐁텐 우화(les Fables de la Fontaine)’였다. 따라서 라퐁텐 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배짱이, 여우와 황새 이야기 등을 레몬과 오렌지를 이용하여 구조물로 만들어 전시하였다. 싱싱한 레몬과 오렌지로 만들어진 재미난 전시물들은 정원 화단의 푸른 나무와 잔디,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2004년도의 경우는 어린이들에게 환상의 나라인 디즈니랜드(Walt Disney Studios)를 주제로 택하였다. 따라서 레몬과 오렌지를 이용하여 디즈니 스튜디오의 새로운 만화영화인 ‘곰들의 형제’, ‘라이온킹’, ‘숲속의 잠자는 공주’, ‘미키마우스’,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등을 만들어 전시하였다. 이들 형상물 중에는 높이가 최고 10m에 이르는 거대한 것들도 있다. 장식에는 130t에 달하는 오렌지와 레몬, 그리고 50만개의 고무밴드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축제기간 동안 망가지거나 상하게 되는 과일들은 수시로 교체해 준다.




‘태양의 산책로’서 펼치는 ‘금빛 과일 행렬’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금빛 과일 행렬’(Les Corsos des fruits d'Or)이라 불리는 퍼레이드이다. 오렌지와 레몬으로 장식한 10여 대의 장식수레에 젊은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타고 태양의 산책로(Promenade du soleil)라 불리는 해안도로를 따라 행진한다. 이 퍼레이드는 축제기간 중 세 번 있는 일요일마다 오후 2시에 벌어진다.
장식수레는 레몬과 오렌지를 고무줄로 엮어서 각종 형상의 조형물을 만들고 트럭에 싣고 행진한다. 장식수레 사이사이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독특한 의상을 입은 민속무용단이나 학생들, 그리고 마칭밴드단이 춤을 추거나 음악을 연주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축제기간 중 화요일 밤마다 해안도로에서 열리는 야간 퍼레이드(Corsos Nocturnes)도 볼 만한 구경거리이다. 이와 함께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으면 행사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축제로 인해 유명해진 시골 도시
2004년도 레몬축제의 입장객 수는 22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들의 입장료 수입만 약 300만유로(45억원)로 추정된다. 우선 입장료 수입 등으로 축제를 운영하고도 남는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호텔, 식당들도 많은 수입을 올리게 된다. 동시에 독특한 축제 덕분에 망통이라는 조그마한 시골 도시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망통 레몬축제의 성공 요인
망통 레몬축제가 성공하게 된 것은 지역의 특산물,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상징성 이 세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첫째, 축제방문객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컨셉(Concept)과 독창적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적용하였다. 망통 레몬축제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레몬의 주산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레몬과 오렌지를 이용한 독특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창출해내는 데 있다.
우리의 농산물 축제에 가보면 대부분 상자에 넣어서 진열해 놓는다. 예컨대 사과축제의 경우 사과를 사과상자에 넣어두고 맛을 보이며 사라고 권한다. 천편일률적인 판매부스나 포장마차와 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를 끌 만한 볼거리가 많지 않다.
그런데 그들은 과일을 이용하여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보아도 아깝지 않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여준다. 그러나 망통 레몬축제의 이러한 컨셉과 아이디어는 그저 나온 것이 아니다. 망통에서도 이전에는 니스 카니발과 비슷한 축제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한 호텔업자의 ‘꽃과 레몬을 이용한 전시회’가 인기를 끌자 이에 착안하여 망통시가 지역의 특산물인 레몬을 소재로 몇 년간의 연구 끝에 탄생시킨 것이다.
축제는 독창적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는 실현가능성과 성공가능성이 면밀히 검토되고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에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신설 축제일수록 장기플랜이 중요하다. 상품성을 지닌 산업축제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인프라와 주민의 특성 및 특산물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컨셉도 없고 차별성도 없는 특산물축제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둘째, 망통 레몬축제가 성공을 거두고 유명하게 된 데에는 훌륭하고 재미있는 주제를 선택하는데 그 비결이 있다. 주제들은 추상적인 내용이 아니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동화들을 주제로 설정하여 이를 시각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특산물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그 축제와 어울리는 이야기를 주제로 볼거리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인삼축제에서 심마니가 꿈에 나타난 산신령이 계시하는 곳으로 갔더니 100년 묵은 산삼을 얻었다든가, 병든 노모를 위해 자식을 바치려고 했

 
는데 인삼을 얻었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형상화한다면 더욱 재미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셋째, 산업축제에서 그 상품이 가지는 상징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레몬(Le Citron)이란 말을 들을 때 노란 색깔의 이미지, 상큼한 미각적 느낌, 토지와 생태적 관념, 지중해 정원의 향내 등이 동시에 연상된다. 망통 레몬축제의 목적은 레몬을 판매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레몬의 색깔과 이미지가 가지는 상징성을 스토리와 결합시켜 시각화하고 이를 통해 관광객을 불러들이는데 있다.
레몬은 어디서든 살 수 있다. 따라서 질 좋은 레몬을 사기 위해서라면 굳이 망통까지 올 필요가 없다. 그러나 레몬축제를 보기 위해서는 망통에 오지 않을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레몬축제레몬 판매가 주목적이 아니라, 레몬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팔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있는 것이다.
Posted by 이벤트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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